1. 색과 공감각(Color and Synesthesia)
보통 인간의 감각은 자극에 대해 일대일 반응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공감각이란 하나의 자극에 두 개 이상의 감각이 연합되어 나타나는 반응입니다. 예를 들어 향기를 맡아 후각이 자극될 때 냄새와 색을 동시에 느끼게 되는 현상으로 감각의 경계를 넘어서는 현상을 공감각(Synesthesia)이라고 합니다. 색은 시각적인 요소이지만 청각, 촉각, 후각, 미각과 같은 감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보는 것과 동시에 다른 감각의 느낌을 수반하게 되는 것을 공감각이라고 합니다.
색은 시각에서 일어난 자극이 다양한 지각을 느끼게 함과 동시에 청각, 촉각, 후각, 미각 등으로 전달되기도 합니다. 루이스 체스킨(Louis Cheskin)은 시각을 일으킨 색채가 시각 외의 다른 감각으로 전이되는 현상을 감각 전이라고 하였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공감각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빨간 불을 보면 뜨겁다고 느끼는 것과 파란 바다를 보면서 시원하다고 느끼는 것도 공감각적 현상입니다. 일반적으로 느끼는 감정이 공통될 수도 있지만 공감각은 개인의 성향이나 경험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공감각자로 뉴턴(Issac Newton)은 색의 분광효과로 발견된 일곱 가지 색을 칠음계에 연계시키면서 색채와 소리의 조화론을 설명하였습니다. 뉴턴은 7 음계인 도, 레, 미, 파, 솔, 라, 시와 일곱 가지 무지개 색인 빨, 주, 노, 초, 파, 남, 보를 대응시켜 소리와 색이 가진 특정 원리를 밝히려는 시도를 하였고 이것이 색채 음악(color music)으로 발전되었습니다.
2. 색과 미각, 색과 후각(Color & Taste, Color & Smell)
시각적인 색의 이미지는 맛의 연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맛의 경우 단맛은 혀의 끝부분, 신맛은 혀의 옆쪽, 짠맛은 혀끝과 주변, 쓴맛은 혀의 안쪽 뿌리 부분에서 민감하게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한색 계열은 쓴맛, 난색 계열은 단맛의 느낌을 연상합니다. 단맛은 빨강색 계열, 쓴 맛은 갈색, 파란색, 보라색 계열, 짠맛은 회색과 연한 녹색 혹은 회색과 연한 파란색 계열, 신 맛은 노란색과 초록색 계열, 달콤한 맛은 핑크색과 연보라색 계열로 연상이 되는데 이것은 음식의 색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입니다. 색과 미각에 관한 연구는 추후 논문 (The multisensory perception of flavor: Assessing the influence of color cues on flavor discrimination responses)에서 소개할 예정입니다.
후각은 은 공기 중에 있는 물질에서 나온 분자가 코 속의 점막에 위치하고 있는 후세포를 자극하여 인지하게 됩니다. 후각은 자극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쉽게 순응(adaptation) 된다고 합니다. 원두커피를 내리는 공간에서는 커피의 향을 통해 진한 갈색을 연상할 수 있습니다. 오븐에서 구워지도 있는 빵의 냄새는 맛있는 갈색을 연상시킵니다. 딸기나 장미의 향기는 빨간색을 떠오르게 합니다. 프랑스의 색채 연구가인 모리스 데리베레(Maurice Deribere)는 색과 향의 관계를 연구하면서 민트(Mint)의 향과 초록이 관계가 깊다고 하였습니다.
3. 색과 청각, 색과 촉감(Color &Hearing, Color & Touch)
청각은 공기를 전파하는 소리에 대한 자극을 받아들이는 감각입니다. 러시아의 화가인 바실리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 는 색과 소리, 촉각, 그리고 냄새 같은 오감적 요소를 색으로 표현하는 개념적 추상화를 그렸습니다. 특히 음악과 색채를 접목시켜 음의 강약을 선이 가지는 날카로움의 강도로 표현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선명한 색으로 교향악적이고 역동적인 이미지로 연상하여 추상표현을 한 뒤, 기하학적 형태에 의한 구성적 양식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독자적인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촉감은 외부 자극이 피부 감각을 통해 전해지게 되는 감촉입니다. 나무껍질 표면에 손을 대어 보면 거칠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 유리 표면을 만져보면 매끄럽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밀가루 반죽을 만지면 끈적끈적한 감촉을 느끼게 됩니다. 촉감과 연상되는 색채로는 먼저 회색빛 계열의 색은 딱딱한 경질감을 느끼게 하고, 연한 파란색 계열은 투명한 유리의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명도가 높은 밝은 톤의 파스텔 계열 색상은 부드럽고 연한 유연감이 연상됩니다. 올리브 그린 계열의 색상은 끈끈하게 달라붙는 점착감을 연상시킵니다. 고명도의 무채색과 진한 톤의 색상 배색은 광택에 윤기가 있는 윤택감을 연상시킵니다.
색채와 공감각은 과거의 경험과도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색채 지각은 무의식적인 심리적 반응도 포함하기 때문에 뇌의 논리 영역인 대뇌피질은 무의식적이지만 과거의 학습에 근거하여 각각의 색채 자극에 대한 반응을 확인하고 조직합니다. 개인의 경험에 따라 저장된 기억의 정보는 색채 지각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색채와 연합이 되어 있는 기억이 많을수록 공감각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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