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색채 치료 효과
컬러 테라피(Color Therapy)를 ‘색채 치료’라고도 합니다. 색은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고 마음을 움직입니다. 진한 빨강은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성향이나 공격성을 도발하고, 안정감 있는 파랑은 머리를 맑게 해 주며, 마음을 평안하게 해 줍니다. 머릿속이 어지러울 때 싱그러운 초록 숲을 보면 금세 편안한 기분이 되면서 심호흡을 하게 되며, 봄에 피는 개나리와 진달래의 고운 색은 마음을 들뜨게 합니다.
기분이 나쁘다가도 좋아하는 색을 보면 위안을 받을 때가 있는가 하면 아무렇지 않은 상태에서도 싫어하는 색을 보면 언짢은 기분이 듭니다. 일반적으로 화사하고 조화로우며 밝은 색채는 보는 이로 하여금 긍정적이고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하고, 칙칙하고 어두우며 가라앉은 색채는 우울하고 불쾌한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색채는 직관적인 의미나 느낌을 전달하는 아주 강렬한 메시지이며 인간의 감정 체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과학적으로도 증명되었습니다. 색채에 대한 어떤 교육을 받지 않아도 일상생활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색은 특정 이미지나 상징과 연결되어 우리의 의식 체계에 깊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2. 색채 치료 효과의 사례
1875년에 유럽인 의사 폰자(Ponza)가 한 실험을 하였습니다. 그는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유리창과 벽, 가구들을 통일하여 몇 개의 방을 꾸몄다고 합니다. 빨간색으로 꾸며진 방에는 말수가 적고 일시적인 정신 착란 증세로 고통바고 있는 사람이 들어갔는데 약 세 시간 정도 지난 뒤에 밝고 쾌활한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또 정신적인 문제로 음식을 거부하던 사람은 놀랍게도 빨간색 방에서 음식을 많이 먹었으며 파란색으로 된 방에 갇힌 한 폭력배는 채 한 시간도 되기 전에 조용해졌다고 합니다.
골드 슈타인(Kurt Goldstein, 1878년 ~ 1965년)의 연구 결과 중에는 소뇌에 질병이 있어 자기도 모르게 넘어지는 경향을 나타내는 사례와 불안정한 걸음을 걷는 한 여자에 대한 기록이 있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그녀가 빨간색 옷을 입고 있을 때에는 증상이 더욱 심해졌고, 녹색이나 파란색의 옷을 입을 때에는 반대의 현상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 결과에 의하면 신체의 평형 상태는 색채에 의해 달라진다는 가설을 세워볼 수 있습니다. 빨간색에서 연상되는 무리한 강요, 흥분에 대해 인체가 반응을 보임으로써 자세가 불안해진다면 녹색은 마음의 평정을 찾게 함으로써 자세를 안정적으로 만들어준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색채가 인간의 치유력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줍니다.
3. 색채 치료의 역사
의학적인 면에서 색채 치료는 고대에서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적인 요법입니다. 예로부터 색채 치료는 단순히 색을 보는 것으로 위안을 얻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되어 왔습니다. 고대 이집트인과 바빌로니아인, 아시아인들은 색채 치료법의 하나로 자신의 몸에 햇볕을 쬐는 일광요법을 사용하였고, 크리스털과 보석이 주는 빛과 색의 의미를 깨닫고 치료를 위한 도구로 사용하였습니다.
서양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인체가 불, 물, 공기, 흙의 44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았고, 이 44 원소에 상응하는 혈액, 점액, 황담즙, 흑담즙이 있다는 ‘체액론’을 주장하였습니다. 이 네 가지 액의 조화가 깨질 때 질병이 생긴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페르시아의 의사 이븐 시나(Ibn Sina, 980년 ~ 1037년)가 기록한 ‘의학대전(Canon of Medicine)’에서는 인간의 호흡 패턴을 연구하고 각각의 요소와 관련된 색을 부합시켰는데, 질병을 진단하고 실질적인 치료를 위한 도구로 색채를 활용하였습니다.
최근에 이르러서는 하버드대학교 교수 에드윈 배빗(Edwin D. Bebbit, 1828년 ~ 1905년)이 ‘빛과 색의 원리(Principles of Light and Color, 1878년)’를 출판하면서 빛과 색의 힘과 에너지 영역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났습니다. 배빗은 빨간빛이 혈액순환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뛰어나고 노란색과 주황색은 신경 조직을 자극하며, 파란색과 보라색은 침착함과 진정시키는 효과를 지닌 색으로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배빗은 의사들에게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동양에서는 인도의 전통 색채 요법으로 적색, 청색, 황색, 녹색 등의 색깔이 들어 있는 물을 컵에 담아 태양에 비추고 그것을 환자에게 먹이는 치료를 했으며, 요가에서도 육체의 에너지를 7개의 차크라(Chakra)로 나누어 각각의 색을 가지고 에너지를 조정합니다. 티베트 밀교에서 명상할 때 색채가 주는 특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무심코 복용하는 갖가지 알약의 색이나 약 포장 역시 색이 가진 치료의 효능을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컬러는 그것이 직접적인 치료제는 아니지만 인간의 심리에 작용해 정신 건강을 도모하고 나아가 몸의 건강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색채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색채의 효능을 잘 이해하고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각각의 컬러가 지니고 있는 에너지와 효능을 알아보고 심리와 건강, 내 일상에 구체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각적인 색채뿐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감각과 함께 색채가 주는 시각을 함께 즐긴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입니다. 이전 포스팅 했던 색채의 공감각에서도 설명드렸듯이 식감을 잘 살린 음식을 먹거나, 향과 색이 풍부한 입욕제와 아로마 오일, 아름다운 음악과 색채의 만남으로 색채 치료의 효과는 기대 이상이 될 것입니다.
2022.12.29 - [색채 아로마 심리] - 색채와 공감각(Color & Synesthesia)
* 참고문헌 : 컬러가 내 몸을 바꾼다 (김선현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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